JC노트 2021. 10. 13. 23:02

자기를 그리는 마음속의 상(想)은

현실의 내 모습과 늘 차이가 있습니다.

그 차이가 크면 클수록 

현실의 자기를 미워하고 자학하게 되는데

그럴 때 가장 소극적인 현상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입니다.

 

부끄러움이 심해지면 남을 만나지 않으려 하고 

더 심해지면 우울증이 되어서

자신을 미워하고 죽어버리고 싶어 집니다.

미워하는 것과 살인은 행위로 따지면 큰 차이가 있지만

마음에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.

미워하는 것 자체가 곧 살생입니다.

 

자기가 별 것 아님을 자각하고

지나치게 높이 설정한 허상을 놓아버리는 좋은 방법은

엎드려 절하는 것입니다.

 

절은 세상에서 가장 자신을 낮추는 행위입니다.

손과 발을 무릎과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는 것은

내가 당신보다 잘난 게 없음을,

세상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평범한 존재임을

인정하는 행위입니다.

 

엎드려 절하다 보면

자신이 길가에 핀 들풀처럼

특별한 것 없는 존재임을 알게 되어 편안해집니다.

 


♣ 혹자는 남에게는 후하게 대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호되게 대한다고 합니다. 그러나 저는 반대입니다. 제 자신이 미워할 때는 용서를 바로 합니다. 그러나 남이 잘못했다거나 했을 때는 용서를 잘 못했습니다. 그래서 저는 남을 잘 미워했습니다. 그러니 내가 힘들었습니다. 

그래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. 내가 저 사람을 미워하는 이유가  무엇인가를요. 바로 잘 난 나에게 네가 감히 나에게! 하는 마음이었습니다. 그러니 화가 날 수밖에요.

그래서 엎드려 절했습니다. 나는 길가에 들풀입니다. 나는 남보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습니다. 숲 속 다람쥐가 나보다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습니다. 계속 대뇌이면서 해 보았습니다. 108배를요. 

그렇게 한 달 정도 하니 변화가 찾아왔습니다. 다리가 튼튼해졌습니다. 걸음을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참 가뿐하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. 기분이 좋아지니 나의 내면이 잔잔해지고 그러니 남을 미워하고 안 미워하는 게 의미가 없습니다.

이제 내가 편한데 남을 볼 이유가 없습니다. 법륜스님 감사합니다.